대법사가 된 자벌레
환성지안 (喚惺志安,1664~1729) 선사는
조선 후기 숭유억불의 암울한 시대에
정법의 등불을 밝혔던 고승입니다.
허응당 보우 스님과 같이
제주도로 유배된 후
일주일 만에 입적하셨을 때
사흘 동안 한라산이 울고
인근 바닷물이 끓어오르는
이변을 보였다는 대선지식입니다.
스님의 전생일화를 소개 합니다.
어느 날 스님이 석왕사 대법당에서
설법을 하고 있는데
한 사람이 법당
문을 열고 들여다보는 것었습니다.
키는 9척 장신이고 화둥산처럼 부리부리하게
큰 두 눈에서는 빛이 쏟아져 나왔습니다.
코는 주먹만큼 긴 굉장한 거인이었습니다.
그 거인이 설법하는 스님을
쓱 쳐다보더니 한마디 툭 내뱉었습니다.
"난 또 누구라고
자벌레 어르신네가 대단해지셨구먼!"
그리고는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.
대중들은 갑작스런 이 장면에
두 눈이 둥그래져 스님에게 여쭈었습니다.
"왠 사람인데 스님께 자벌레라고 합니까?"
스님은 미소를 지으시며
전생 이야기를 하셨습니다.
"그 사람은 부처님 당시
화엄신장이었던 분이다.
나는 그 때 자벌레였는데
부처님께서 법문을 하실 때마다
법상에 붙어서 법문을 들었다.
그 때 자벌레의 몸이었으나
열심히 부처님 법문을 들은 공덕으로
그 다음 생에 인간의 몸을 받아
이렇게 중이 되었고
오늘날의 화엄 대법사가 된 것이다.
그 때부터 삼천 년이 지났지만
그 화엄신장은
나이를 몇 살밖에 더 먹지 않은 것 같구나!"
부처님 앞에서 설법을 듣던 자벌레도
화엄 대법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.
불교는 이렇게 멋있는 종교입니다.
시공을 초월해
영원히 사는 도리가 불교입니다.
도리는 이렇게 분명하지만
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
우리 자신이 문제입니다.
우리는 인간입니다.
그렇게 나기 힘들다는 인간의 몸을 받고
또 부처님 법을 만났습니다.
죽는 소리 하지 마세요.
우리는 운 좋은 사람들입니다.
벌레로 태어나
밟혀 죽을 팔자는 아니지 않습니까?
벌레도 대법사 스님이 되었는데
우리가 만약 불퇴전의 결심을
세워서 수행한다면 대법사가 아니라
불보살도 능히 될 수 있을 것입니다.
문제는 바로 내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.
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마음을 내야 합니다.
머지않아 썩어문드러질
몸뚱이는 너무 믿지 말고
지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닦아나갑시다!
=혜총 스님 법문=
- 공양 올리는 마음 도서에서-
ilcheyusimjo108 올립니다._()_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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