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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一心精到 豈不成功
卍 불교 공부 卍

오음성고 (五陰盛苦)

by 一切唯心造 108 2015. 11. 24.

오음성고 (五陰盛苦)

 


잠시도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
 우리들 중생의 삶이요, 인생이다.

흐르는 시냇물보다도, 날아가는 화살보다도
 더 빨리 흘러가고 날아가는 것이
 우리의 삶이며, 인생이다.

청운의 푸른 꿈은 아침 햇살에 걷히는 안개처럼
 그렇게 사라지고  산을 허물 듯한

청년 시절의 그 기개는
 잠깐 사이에 두더지가 파놓은

뒤뜰의 흙두덩이 조차
 옮기기도 힘겨워질 때 우리는

허무와 고독의 수렁에서
 인생의 무상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.

이팔 청춘의 꽃다운 나이에 윤기가 넘치던

   검은 머리는 이른 봄날, 산등성이에 미처 녹다만

잔설 마냥 흰머리가 하나 둘 늘어갈 때
 진실로 내 가슴에 몰아치는 이 허무와 고독
 그러나 어찌하랴!

나 홀로 걸어왔고, 나 홀로 가야 할 내 인생인 것을...
 곧은 허리는 굽어져 수양버들이 되어가고,

갓 핀 깨꽃같이 분홍빛 윤기가 흐르던 고운 피부는
 어느새 쓰다버린 헤어진 수세미처럼 변해 버렸지만
 그것이 내 얼굴이요, 내 인생이 아닌가?

훤한 이마는 빨래판처럼 골만 깊어져 가고,
 우렁찼던 목소리는 갈대밭을 스쳐 가는
 바람소리모양 쉰 소리를 내고


 총명했던 두 눈은 어물전 망태기 속에
 들어있는 물고기마냥 허멀게지는 것이
 어찌 누구의 탓이겠는가?

쭉 뻗은 건장한 팔다리와 우람했든
 이 몸이지만 어느 날인가 굽은 물푸레나무

  지팡이에 의지하지 않으면
 걷지도 못하게 될 그것이 내일의 나가 아닌가?

정녕 그렇게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내 인생의 종착역,
 그 종착역을 향해서 달려가는 이 중생의 시간표를
 지금이라도 어떻게 바꿀 수 없을까?

돌아보면 회한과 허무와 무상의 칼날이
 내 목을 조인다. 뒤는 회한과 아쉬움이 늪이요,
 
 앞을 보니 고독과 허무의 수렁뿐이다.
 그러나 어찌하랴!

중생으로 태어난 이 몸은 그렇게 살다가
 그렇게 가게 되어 있는 것을...

 오음성고 (五陰盛苦) 라 합니다.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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